동성아파트의 낯선 여행

 

 

 

과거의 미술이 작품과 작가를 중심으로 하거나 아니면 그 둘 사이에서 움직이고 생성하는 것들이 중심이었다면 근래의 미술은 관객들 사이 혹은 미디어들 사이를 움직이는 것이 중요성을 갖게 되어 작가들은 자신의 상상에만 갇혀서는 혹은 작업에만 애정을 쏟아서는 왠지 시대에 뒤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인터렉티브 아트, 관객참여, 의사소통과 정보를 나눔으로 형성되는 수용미학 등 관객이 등장해서야 비로소 완성되거나 일정 형태가 완결되는 것들이 그러한 상황을 확산하고 재생산한다.

 

신지선의 이번 작업은 그녀가 보여주던 이전의 자기완결적인 작업에서 한 걸음 옮겨서 관광이라는 대중친화적인 개념을 도입하여 매우 흥미로운 사건을 보여준다. 여기서 사건이란 그것이 하나의 물질적 사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나타났다 운동하다 사라지거나하는 의미로 우리가 흔히 접하고 거주하는 아파트 공간을 여행하는 아주 이상스런 관광을 통해 독특한 쾌감이나 유희가 벌어지는 것이다. 소문과 소문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힘이 실제 강력하게 구현되는 관광상품을 풍자하고 한번 이렇게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제안하는 작가의 유쾌한 상상이 평범하다 못해 진부한 일상의 공간을 즐겁게 만든다. 그런데 여기서 작가가 만들어내는 즐겁다는 감정은 매우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무관심하게 매일 마주치는 사물들과 공간들에 활력을 만들어내는가에 따라서 생기는 그런 종류의 감정이다. 우연히 만들어진 아파트 한켠의 웅덩이, 주차장 벽에 그저 그런 페인트로 제작된 상투적인 벽화(?),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아파트공간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화단과 바닥 보도블록의 반복적인 장식이미지, 아파트 주변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생활용품을 파는 좌판업자들 이 모든 것이 작가가 기획한 새로운 형태의 관광 상품을 구성하는 아이템들이 된다. 개념적으로 말하면 정보화 시대에 정보 자체가 이제는 하나의 예술을 구성하는 중심적인 재료가 된 것과 마찬가지로 신지선에게 관광 아이템과 관광을 둘러싼 담론과 문화가 그녀의 재료가 되었다. 이러한 재료로 구성되고 변성된 것들은 관객에게 새로운 수준의 감상과 태도를 요구한다. 관객은 작가가 던지는 농담과 같은 관광가이드를 따라서 낯선 길을 가본다.

 

이러한 작업에서는 이미 전통적인 예술의 성장과 확대의 문제를 넘어서서 예술의 죽음과 재생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알고 배워온 예술 현상과 관념은 이제 교육과 윤리의 영역에 속하게되었고 자본과 시장에 속하게 되었다. 이미 확인된 예술의 이러한 위상은 무엇보다 미술사가의 주제가 되었다. 그럼 현재 예술이란 명목으로 숨쉬기 시작한 것들은 무엇인가? 그녀는 은연중 현대미술의 거대한 담론들의 빽빽한 숲에 작은 공터를 만드는데, 이 빈 장소에서는 전혀 다른 것들이 출몰하고 성장한다. 우리는 그것을 미술이라고 불러야할까? 물론 어떤 견지에서는 그렇다. 일상의 패러디와 풍자이며 고상한 예술취향에 대한 냉소거나 뭐 그런 것들이 예술행위로 수용된다면 그렇다(이미 인정받고 있지 않은가?). 농담과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기이한 경험담이거나 아주 무미건조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상상들. 적막한 텅 빈 아파트 공간으로도 해석되는 한국의 전형적인 아파트 공간과 거리가 주관적 이미지의 과장된 내러티브로 변한다. 거주하는 사람 누구나 느꼈을 법한 한적한 시간에 떠오른 발상들을 이리저리 엮어보고 꼴라쥬한다. 그럼으로써 관광이라는 가장 근대적인 볼거리문화의 전치를 통해 우리가 거주하는 삶의 모든 것들이 이미 친숙한 것이 아니라 낯설고 기이한 이국적 풍경이나 테마파크로 변한다. 단단히 굳은 전형적 시각성의 관습이 풍자와 해체를 통해 부드러워진다.

 

 

-김노암

 

 

 

 

 

 

Strange Traveling in Dong-sung Apartment

 

 

 

As current art focuses on something moving between the spectators or between media unlike traditional ones which attended to works and authors, or something between them, the authors seem to lag behind the times when they are confined in their own imagination or devoted in their works. This situation is backed and reproduced by the spectators that serve to complete some sort of form such as interactive art, audience attendance, communication and reception aesthetic.

 

This work of Shin Ji-seon shows a very interesting event, turning out from her self-completing course into a mass friendly concept such as tourism. The event is not a material article. It appears, exercises, disappears, and travels around the common apartment space, raising a unique pleasure or amusement. The author satires the traveling products that are strongly implemented by the image power and she suggests a joyful alternative to schedules, filling the cliches with glee. When it comes to the emotion created by the author, it depends on how we activate the ordinary objects and space. A naturally-made mud puddle at a corner of an apartment, a familiar wall painting in mediocre paint in a garage, the recurrent decoration of the pavement or a flowerbed in a commonplace apartment, and the hawker selling miscellaneous home wares… All these become the items comprising the new types of traveling products proposed by the author.

 

Conceptually, her materials are the travel items and the culture and the discussion about traveling, as the information itself becomes the central material that composes artwork. The results require a new level of appreciation and attitude by spectators. They go along with the strange way, guided by a joke from the writer. This kind of work makes us think about the death and the resurrection of the arts beyond traditional growth and expansion. The artistic happening and notion that we have learned belongs to the sector of education and ethics, and capital and market. The already identified position of the art becomes the core title of art history. Then, what is the entity that starts breathing under the name of art?

 

She happens to make a little empty lot in a forest that is densely packed with a gigantic discourse of modern art, where definitely different things appear and grow. Can we call it magic? In a sense, yes. Only if the daily parody, satires, or a sneer at a lofty fondness for art is accepted as an artistic activity. (Weren't they recognized as such?) An eerie experience composed of a joke or an episode, a prosaic and grotesque imagination, a desolate hollow apartment typically seen in Korea and distance is changed into an inflated narrative of subjective image. The thoughts that can be had in any resident in a lazy time are woven and collaged. Therefore, everything in our lives is modified into a bizarre erotic landscape or theme park by transposing traveling, the most modern sighting culture. The hardest convention of typical sight is softened by satire and dissemination.

 

-Kim No-am, Director, Art Space H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