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년 전, 신지선은 현대미술을 모르는 순진한 시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 너무나 익숙한 주거단지 안에 당연하게 자리잡은 공공기물과 흔적들을 관광지와 유물이라 우기며 관광 상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경비실 옆의 가로등을 경비에게 잡힌 달로, 평범한 벤치를 일본인들에게까지 알려진 ‘ 용삼아' 의 촬영장소로, 맨홀 뚜껑은 화려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분수대로, 심지어 아파트 건물 그 자체까지 ‘거대 조각상'으로 탈바꿈시킨 신지선의 엉뚱한 발상은 동성아파트 부녀회화 관리실의 도움을 얻어 현실화 됐다. 게다가 단지 내에 관광 안내소를 설치하고, 아파트 투어를 위해 발행한 리플렛을 전달하고, 프리마켓을 유치하기도 했다.

 

신지선은 이 <아파트투어 프로젝트>를 통해 “소문과 소문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의 힘이 실제로 강력하게 구현되는 관광 상품을 풍자하고자 했다.”고 이야기하지만, 그의 작업은 관광과 이미지의 허구성을 전면적으로 고발하거나 있는 그대로 제시하는 데는 그닥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작업에서 흥미로운 점은 그가 아파트와 단지 내의 객체들에 덧붙인 거짓말에 적용한 시각과 태도들이다. 어떻게 볼 것인가와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가 일관성있게 전개되면서 독보적인 시각이 빛을 발한다.

작가가 이를 그럴 듯한 거짓말로 꾸며냈다면, 그것은 이미 진부해져버린 ‘일상을 소재로 낯설게 하기' 라는 맥락으로 치부할만한 시시한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럴싸한 거짓말대신 ‘용삼아가 앉아 일본에 조차 알려진 유명한 벤치' 라거나, 시멘트 도로위에 남겨진 신발자국에 ‘원시인의 발자국' 이라는 묘사를 택함으로 하여 뻔한 거짓말을 지어냈다.

 

이 프로젝트에 ‘용감한'이라는 수식어를 자꾸 덧붙이고 싶은 것은 그것이 뻔히 들통날만한 것인데다, 참조가 될 대상도, 목적도 전혀 없음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참조와 풍자의 대상으로 관광의 허구와 이미지의 힘을 지목했으니, 프로젝트 전체의 참조는 존재한다 해도 그 이야기 방식은 근대성과 시각의 담론에서 늘상 등장하는 참조를 제외시킨 종류의 거짓말인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방식은 단단한 이야기를 회피하며 이뤄졌던 모더니즘의 곤란한 담론들마저 떠오르게 하는데, 놀랍게도 신지선의 경우에는 그것을 매우 쉽게 현실화 한 듯하다.

 

<아파트투어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던 당시를 설명하는 신지선의 태도는 사뭇 진지하다. 작가와 작품이 취하는 태도들을 종합하면서 발견하는 새로운 가능성은 온갖 종류의 바꿔치기와 ‘개념 사이를 비집고 놀기'를 반복해온 젊은 예술가들이 가진 그것과는 전혀 다른 자유로운 시각이 작업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미술이 대중과 소통하려면 미술판이 돌아가는 데에 필요한 개념들을 버려야한다'는 가설을 입증하듯 이 프로젝트는 일반인들에게도 반응이 꽤 좋았다고 하니, 더욱 반길만한 일이다.

 

사실 그의 개인전에 들러보기 얼마 전 <아파트 투어 프로젝트>의 웹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이 작가에게 미술계란 테두리가 정말 필요하긴 한 것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갤러리나 미술관에서의 전시를 멋들어지게 꾸려내야 아티스트임을 인정하는 것은 구차한 발상이기 하지만, 브레인 팩토리에서의 전시만으로 이야기하자면 그의 프로젝트는 갤러리의 화이트 큐브 안에서도 손색이 없었다. 사진과 드로잉들은 거친 감각이지만, 짱짱한 밀도를 담아내고 있었다. <아파트 투어 프로젝트>는 동성아파트에서 실연됐고, 2006년 한달 동안 전시장에서 전시 됐으며, 웹싸이트( www.apt-tour.co.kr )를 통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다음프로젝트 역시 같은 전처를 밞아 기획될 지도 모르지만, 만약 갤러리의 하얀 공간만을 염두해 준비 된다면 그 뻔뻔하고도 진지한 상상력이 어떤 단단한 작품들로 만들어질지 기대된다.

 

-이주헌 아라리오 서울 큐레이터

 

 

 

 

 

 

 

 

Review

 

 

A year ago, Shin Ji-sun played a trick on innocent citizens ignorant of modern art. She made a tour of her apartment complex insisting that it contained tourist attractions. For example, she imagining that the ramp next to guard shack was the moon and was captured by the guards She also said that an ordinary bench was a movie set for the movie Yongsama. Another example is she imagined a manhole cover is a fountain with splendid water shoots. But most grandly she claimed that the apartment building itself is a huge sculpture designed by herself and executed with help from the apartment security guards and the Mothers and Wives’ Club. In the complex she installed a tour information desk, which hands out leaflets outlining the apartment tour, and she even held a flea market.


Shin Ji-sun says she would like to satirize tourism, but it doesn't seem successful to present fabricated tours in full scale. What is interesting in her work is the viewpoints and attitude about her apartment complex. She has a unique view about how she sees the apartment. If she made up a plausible lies, it would be an uninteresting project. Instead, she created such outlandish fabrications like, “This bench is famous to Japanese fans because Yongsama sat on it,” and in a photo she documents, “Footprints of a primitive man captured in cement.”
Her lies are brave because they are easy to recognize as false. She uses the power of images as references. Through this method she handles the tough disputes of modernism, which usually avoids solid stories.


Shin Ji-sun was serious when she executed the “Apartment Tour Project.” Her fresh view leads the work. The hypothesis that art as a business must throw out the concepts needed to circulate it and let art communicate with people, was proven by the good responses to the project.

I visited the Apartment Tour Project website before I went to the exhibition; I asked if any artistic boundary was needed for the artist. It is awkward to recognize the artist at the exhibition in a gallery because her project stood out strangely in the white cube of the gallery. Her photos and drawings about the project contained a solid density despite their rough sensibility. The Apartment Tour Project was executed at the Dongsung apartment, and exhibited at a gallery for a month in 2006, and it still exists on web at www.apt-tour.co.kr. It is not clear if the next project would be planned to follow the same path. I expect that the artist's sincere imagination could make solid works to fall easily into the white space of the gallery.
 

- Lee Ju-heon, Curator of Arario Seoul